[2026 서울국제도서전, 새로운 컨텐츠 트렌드를 마주하다]
매년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 바라만 보았던 서울국제도서전 (이하 도서전)에
처음으로 다녀왔습니다.
매년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를 던져온 도서전이 올해 선택한 주제는
<인간선언 Homo duduri : 2x2=5> 였습니다.
(참고 :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인스타그램)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확률 높고 효율적인 답(2x2=4)을 순식간에 계산해 내는 시대에
도서전은 역설적으로 그 완벽한 정답 너머에서 때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리며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본질 (2x2=5)에 주목했습니다.
주어진 세계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존재,
호모 두두리(Homo duduri)로서 말이죠.
마케팅 역시 매일 트래픽을 추적하고 데이터 최적화를 목표로 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글로벌 IT 기업들과 함께 달려가고 있는 네오다이머들에게
'인공지능'과 '효율'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브랜드의 팬덤을 만드는 결정적 한 방은
정답 뒤에 숨은 '인간적인 감성과 질문'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도서전 방문은 AI 시대의 마케팅이 지향해야 할 오프라인 경험 설계와
컨텐츠 커뮤니케이션의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일단 도서전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서울도서전'으로 출범해
1995년부터 국제도서전으로 확장되며
현재는 명실상부 한국 최대 규모의 도서전이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책을 매력적인 문화 컨텐츠로 소비하는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독서와 출판사에 대한 2030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도서전의 인기도 매년 수직 상승 중인데요
22년도에 방문객 10만명을 달성한 이후 매년 기록을 경신하더니
올해는 무려 16만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높아진 인기만큼 도서전 입장을 위해 오픈런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관람을 위한 꿀팁을 담은 컨텐츠도 와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에도 불구하고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이번 도서전.
과연 어떤 매력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던 포인트 였을까요?
[Booth Review]
[01 문학과지성사 : 메세지를 시각화한 ESG 경영]

문학과지성사부스는 사람이 많아 방문을 하지 못했지만,
밖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작년에도 재생종이를 활용하며
많은 이들에게 칭찬을 받았던 부스인데요
이 부스를 같은 해 7월, 용산 앙코르 팝업에서 재사용하고
부스 일부를 창고에 보관하여 올해 도서전에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책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건너가며 오래 읽히듯, 공간 또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는
출판사에서 지향하는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실천적으로 보여준 좋은 브랜딩이었습니다.
[02 소전문화재단 : 큐레이션과 굿즈의 완벽한 조화]

최근 출판계의 핫한 굿즈인 '미니북'과
굿즈계의 스테디셀러 '키링'을 접목 시킨 소전 삼백권 굿즈입니다.
안쪽에는 소전문학재단이 꼽은 300선의 고전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표지 이미지가 들어 있는데요
미니북의 랜덤한 페이지를 펼쳐 나온 책부터
가볍게 읽기 시작해보라는 직원의 안내 멘트를 통해
'고전을 읽기 쉽게' 라는 목적을 위한 큐레이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03 yes24 :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을 통한 경험 설계]

독서 시간을 거리로 환산하여 누적된 거리 기록을 통해
일상 속 꾸준한 독서 습관 형성을 돕는 Reading Run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요즘 2030의 주요 취미 중 하나인 '러닝'과 '기록'을
독서와 접목시킨 기획이 인상적인 부스였습니다.
대형 출판사라 그런지 확실히 이벤트가 탄탄했습니다.
러닝 트랙을 통해 참여 방법을 시각화 한 것은 물론
이벤트 참여를 하는 동안 바닥의 트랙 디자인을 통해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트랙에 따라 자연스럽게 yes24가 기획한 스토리 라인을
(등록 - 달리기 - 상품 수여 - 기록)
따라갈 수 있던 것도 좋은 동선 설계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코스인 'FINALE WALL'은
철조망을 통해 외부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 되어
부스를 지나치는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해당 공간에 대한 안내가 없어 참여자가 적었는데요
공간이 협소하고 동선을 따로 관리해야하는 곳이라
혼잡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지만
이왕 열심히 만든 공간이고 '러닝'이라는 스토리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조금 더 적극적인 안내가 있었다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한 AI 시대의 '인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번 도서전에서
AI를 사용하여 이벤트를 진행하는 점이
도서전 전체의 톤앤매너와 어우러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4 윌라 :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신선한 충돌]

윌라는 상황에 따라 오디오북을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했습니다.
예상보다 제시된 상황 키워드도 다양했고
QR을 통해 바로 플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부스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1회성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3분 이상 청취한 분들에게는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해
보다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서비스 이용 경험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부스 내에는 당연하게도 오디오 북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각 체험존 마다 직원이 상주하며 상세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안내 후에는 한 발짝 물러나 대기해 주신 점도
내향인으로서 매우 만족스러운 관람 포인트였습니다.

굿즈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
'책을 소장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슬로건 아래
듣고 소장하는 경험으로 확장된 독서를 무려 LP로 전시해두었습니다.
오디오북은 '디지털'이라는 기술의 발전으로 새롭게 형성된
스마트폰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독서의 형태로 생각했었기에
과거의 산물인 LP와 접목된 점이 무척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05 김영사 : 컨셉에 잡아먹힌 유쾌한 변신]

헬스장 컨셉에 맞춰 GYM영사로 이름까지 바꾼 부스입니다.

홍보지 역시 동네 거리 혹은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한 번은 봤을 법한 헬스장 전단지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점이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이외에도 책의 특성에 맞춰 유산소존 / 근력존과 같이 나누어 배치하거나
(천천히 오래 읽는 책은 유산소존, 짧고 굵은 임팩트를 주는 근력존)
몸을 사용하는 봉잡기 게임기를 배치하는 등
부스 내 모든 요소가 헬스장 컨셉에 맞춰 촘촘히 기획되어 있었습니다.

작가를 아예 헬스트레이너로 만들어 벽에 붙여둔 것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릴 정도였는데요
컨셉을 잡았으면 이렇게 지독하리만치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구나를 배웠습니다.

'오늘도 버티는 K-직장인'을 위한 재미있는 굿즈 '우아한 존버력 일력'도 흥미로웠습니다.
매일 직장인이 공감할 멘트들이 적혀있는 일력으로
한 장 씩 가져가서 구기고 찢어 버리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유쾌하게 떨쳐낼 수 있는 굿즈였습니다.
텀블벅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하여 저는 후원 해두었는데요
혹시 실물이 궁금하신 분은 제 자리에 오시면 구경시켜드리겠습니다.
(텀블벅 후원 성공시에만 가능)

작년 도서전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던 독서밈 키링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버전2로 업그레이드 되어 나왔습니다.
다만 인터넷 밈은 소재나 저작권 측면에서 다소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기업에서 굿즈로 만드는 것에 제약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결하고 실제 제작 및 판매까지 할 수 있던 것이었을지
실무자 입장에서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06 사계절출판사 : 쌈과 시식으로 풀어낸 신선한 책 큐레이션]

이 부스의 가장 큰 컨셉은 '일단 한 번 맛보세요' 였던 것 같습니다.
식료품을 사기 전 시식해보듯 책도 시식하고 고를 수 있도록
72종의 책을 문장과 그림으로 맛 보여주는 재치 있는 기획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이런 '시식'과 '맛보기'를 쌈이라는 이미지로 구현하여
쌈 책 (블라인드 북)을 만들어 독자의 편견이나 진입장벽을 낮추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07 안전가옥 : 장르 덤프에 담아낸 똑똑한 기획, 제대로 보여준 '영크크'의 정석]

매년 도서전의 페인포인트 중 하나인 '책 무게'를 눈여겨보고
센스있게 부스를 기획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짐 보관이 가능하지만,
안전가옥의 팬임을 증명하는 퀴즈를 맞히는 사람에게도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팝업스토어 등에서 체리피커를 걸러내기 위해 캐릭터나 상품 이름을 맞추어야 입장이 가능한
이른바 '찐팬 인증 퀴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죠.
우리 브랜드를 좋아해주는 고객을 찾아 혜택을 주면서도
이득만 얻으려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참신한 방법을 차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는 'OOO하는게 어때서?'라는 슬로건과 함께
'장르덤프'를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덤프'라는 워딩을 쓴 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매력을 아낌없이 쏟아놓은 듯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방문자가 부담 없이 책을 접하고 표지만 보고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원이 직접 작성한 소개글과 추천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요
단순히 문구만 적어둔 것을 넘어,
최근 독서계에서 떠오르는 유행인 '책꾸 (책 꾸미기)' 트렌드까지 접목 시킨 점을 보며
확실히 이 출판사 Young하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전가옥 부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의 태도였습니다.
책 앞에서 잠시라도 머무르면 바로 달려와 소개해 주는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은 물론
독자가 흥미를 느낄 셀링 포인트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또 일정 금액 이상 책 구매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계산대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쳐주었는데요.
박수 소리가 점점 퍼져나가 마침내는
부스에 있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디테일한 경험들이 모여
이 브랜드를 더 좋은 인상으로 남기는 것 아닐까요?
[08 클레이하우스: 잘 잡은 컨셉 하나, 열 부스 안부럽다]

이제 지쳐서 집에 가려던 찰나 제 눈을 사로잡은 전단지가 있었습니다.
'입주자 구함' '(매매) 2만원 이내'
도서전에서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홀린 듯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동네를 만들어 버리는
유쾌한 기획이 돋보이는 부스였습니다.

게다가 직원들을 아예 공인중개사로 만들어 버렸는데요
화려한 디자인이 없는 기본 부스임에도,
순간 진짜 부동산에 들어왔다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부스에 들어서니 직원 한 분이 제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셨는데
살펴보니 무려 '도서매매계약서'였습니다.
실제 집 계약서를 받았다고 착각할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 있었는데요
진열된 책 사이사이를 누비다 원하는 매물(책)이 있다면
직접 계약 도장까지 찍어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책도 구매하지도 않았고 처음 보는 출판사였음에도,
확실한 컨셉 하나로 집으로 향하던 제 발길을 붙잡고
출판사의 이름을 머릿속에 깊이 각인시킨 훌륭한 브랜딩 사례였습니다.
================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쯤에서 마무리하지만,
미처 소개하지 못한 매력적인 부스들이 정말 많아 아쉽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둘러보며 기획 레퍼런스만 쏙쏙 빼먹을 작정이었는데요
혼자서 2시간 반을 돌아다니면서 지루한 줄도 모르고
책을 6권이나 무겁게 안고 돌아와 버렸습니다.
직접 다녀와서 느낀 이번 도서전은 분명 개선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고,
참관객의 편의가 최우선인 행사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다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브랜드와 상품을 진심으로 대하는 기업들,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는 직원들의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브랜드에 진심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행사를 기획하는 네오다이머로서도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진심이 고객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나 역시,
매 순간 진심을 다 해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구요.
가벼운 마음으로 레퍼런스 사냥을 갔다가, 일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얻고 돌아온 도서전,
내년에는 또 어떤 기획과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길었던 도서전 방문기를 마칩니다!
**일부 사진은 사진에 찍힌 분들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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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국제도서전, 새로운 컨텐츠 트렌드를 마주하다]
매년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 바라만 보았던 서울국제도서전 (이하 도서전)에
처음으로 다녀왔습니다.
매년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를 던져온 도서전이 올해 선택한 주제는
<인간선언 Homo duduri : 2x2=5> 였습니다.
(참고 :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인스타그램)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확률 높고 효율적인 답(2x2=4)을 순식간에 계산해 내는 시대에
도서전은 역설적으로 그 완벽한 정답 너머에서 때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리며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본질 (2x2=5)에 주목했습니다.
주어진 세계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존재,
호모 두두리(Homo duduri)로서 말이죠.
마케팅 역시 매일 트래픽을 추적하고 데이터 최적화를 목표로 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글로벌 IT 기업들과 함께 달려가고 있는 네오다이머들에게
'인공지능'과 '효율'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브랜드의 팬덤을 만드는 결정적 한 방은
정답 뒤에 숨은 '인간적인 감성과 질문'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도서전 방문은 AI 시대의 마케팅이 지향해야 할 오프라인 경험 설계와
컨텐츠 커뮤니케이션의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일단 도서전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서울도서전'으로 출범해
1995년부터 국제도서전으로 확장되며
현재는 명실상부 한국 최대 규모의 도서전이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책을 매력적인 문화 컨텐츠로 소비하는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독서와 출판사에 대한 2030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도서전의 인기도 매년 수직 상승 중인데요
22년도에 방문객 10만명을 달성한 이후 매년 기록을 경신하더니
올해는 무려 16만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높아진 인기만큼 도서전 입장을 위해 오픈런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관람을 위한 꿀팁을 담은 컨텐츠도 와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에도 불구하고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이번 도서전.
과연 어떤 매력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던 포인트 였을까요?
[Booth Review]
[01 문학과지성사 : 메세지를 시각화한 ESG 경영]
문학과지성사부스는 사람이 많아 방문을 하지 못했지만,
밖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작년에도 재생종이를 활용하며
많은 이들에게 칭찬을 받았던 부스인데요
이 부스를 같은 해 7월, 용산 앙코르 팝업에서 재사용하고
부스 일부를 창고에 보관하여 올해 도서전에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책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건너가며 오래 읽히듯, 공간 또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는
출판사에서 지향하는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실천적으로 보여준 좋은 브랜딩이었습니다.
[02 소전문화재단 : 큐레이션과 굿즈의 완벽한 조화]
최근 출판계의 핫한 굿즈인 '미니북'과
굿즈계의 스테디셀러 '키링'을 접목 시킨 소전 삼백권 굿즈입니다.
안쪽에는 소전문학재단이 꼽은 300선의 고전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표지 이미지가 들어 있는데요
미니북의 랜덤한 페이지를 펼쳐 나온 책부터
가볍게 읽기 시작해보라는 직원의 안내 멘트를 통해
'고전을 읽기 쉽게' 라는 목적을 위한 큐레이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03 yes24 :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을 통한 경험 설계]
독서 시간을 거리로 환산하여 누적된 거리 기록을 통해
일상 속 꾸준한 독서 습관 형성을 돕는 Reading Run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요즘 2030의 주요 취미 중 하나인 '러닝'과 '기록'을
독서와 접목시킨 기획이 인상적인 부스였습니다.
대형 출판사라 그런지 확실히 이벤트가 탄탄했습니다.
러닝 트랙을 통해 참여 방법을 시각화 한 것은 물론
이벤트 참여를 하는 동안 바닥의 트랙 디자인을 통해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트랙에 따라 자연스럽게 yes24가 기획한 스토리 라인을
(등록 - 달리기 - 상품 수여 - 기록)
따라갈 수 있던 것도 좋은 동선 설계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코스인 'FINALE WALL'은
철조망을 통해 외부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 되어
부스를 지나치는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해당 공간에 대한 안내가 없어 참여자가 적었는데요
공간이 협소하고 동선을 따로 관리해야하는 곳이라
혼잡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지만
이왕 열심히 만든 공간이고 '러닝'이라는 스토리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조금 더 적극적인 안내가 있었다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한 AI 시대의 '인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번 도서전에서
AI를 사용하여 이벤트를 진행하는 점이
도서전 전체의 톤앤매너와 어우러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4 윌라 :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신선한 충돌]
윌라는 상황에 따라 오디오북을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했습니다.
예상보다 제시된 상황 키워드도 다양했고
QR을 통해 바로 플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부스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1회성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3분 이상 청취한 분들에게는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해
보다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서비스 이용 경험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부스 내에는 당연하게도 오디오 북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각 체험존 마다 직원이 상주하며 상세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안내 후에는 한 발짝 물러나 대기해 주신 점도
내향인으로서 매우 만족스러운 관람 포인트였습니다.
굿즈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
'책을 소장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슬로건 아래
듣고 소장하는 경험으로 확장된 독서를 무려 LP로 전시해두었습니다.
오디오북은 '디지털'이라는 기술의 발전으로 새롭게 형성된
스마트폰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독서의 형태로 생각했었기에
과거의 산물인 LP와 접목된 점이 무척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05 김영사 : 컨셉에 잡아먹힌 유쾌한 변신]
헬스장 컨셉에 맞춰 GYM영사로 이름까지 바꾼 부스입니다.
홍보지 역시 동네 거리 혹은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한 번은 봤을 법한 헬스장 전단지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점이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이외에도 책의 특성에 맞춰 유산소존 / 근력존과 같이 나누어 배치하거나
(천천히 오래 읽는 책은 유산소존, 짧고 굵은 임팩트를 주는 근력존)
몸을 사용하는 봉잡기 게임기를 배치하는 등
부스 내 모든 요소가 헬스장 컨셉에 맞춰 촘촘히 기획되어 있었습니다.
작가를 아예 헬스트레이너로 만들어 벽에 붙여둔 것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릴 정도였는데요
컨셉을 잡았으면 이렇게 지독하리만치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구나를 배웠습니다.
'오늘도 버티는 K-직장인'을 위한 재미있는 굿즈 '우아한 존버력 일력'도 흥미로웠습니다.
매일 직장인이 공감할 멘트들이 적혀있는 일력으로
한 장 씩 가져가서 구기고 찢어 버리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유쾌하게 떨쳐낼 수 있는 굿즈였습니다.
텀블벅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하여 저는 후원 해두었는데요
혹시 실물이 궁금하신 분은 제 자리에 오시면 구경시켜드리겠습니다.
(텀블벅 후원 성공시에만 가능)
작년 도서전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던 독서밈 키링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버전2로 업그레이드 되어 나왔습니다.
다만 인터넷 밈은 소재나 저작권 측면에서 다소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기업에서 굿즈로 만드는 것에 제약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결하고 실제 제작 및 판매까지 할 수 있던 것이었을지
실무자 입장에서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06 사계절출판사 : 쌈과 시식으로 풀어낸 신선한 책 큐레이션]
이 부스의 가장 큰 컨셉은 '일단 한 번 맛보세요' 였던 것 같습니다.
식료품을 사기 전 시식해보듯 책도 시식하고 고를 수 있도록
72종의 책을 문장과 그림으로 맛 보여주는 재치 있는 기획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이런 '시식'과 '맛보기'를 쌈이라는 이미지로 구현하여
쌈 책 (블라인드 북)을 만들어 독자의 편견이나 진입장벽을 낮추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07 안전가옥 : 장르 덤프에 담아낸 똑똑한 기획, 제대로 보여준 '영크크'의 정석]
매년 도서전의 페인포인트 중 하나인 '책 무게'를 눈여겨보고
센스있게 부스를 기획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짐 보관이 가능하지만,
안전가옥의 팬임을 증명하는 퀴즈를 맞히는 사람에게도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팝업스토어 등에서 체리피커를 걸러내기 위해 캐릭터나 상품 이름을 맞추어야 입장이 가능한
이른바 '찐팬 인증 퀴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죠.
우리 브랜드를 좋아해주는 고객을 찾아 혜택을 주면서도
이득만 얻으려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참신한 방법을 차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는 'OOO하는게 어때서?'라는 슬로건과 함께
'장르덤프'를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덤프'라는 워딩을 쓴 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매력을 아낌없이 쏟아놓은 듯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방문자가 부담 없이 책을 접하고 표지만 보고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원이 직접 작성한 소개글과 추천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요
단순히 문구만 적어둔 것을 넘어,
최근 독서계에서 떠오르는 유행인 '책꾸 (책 꾸미기)' 트렌드까지 접목 시킨 점을 보며
확실히 이 출판사 Young하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전가옥 부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의 태도였습니다.
책 앞에서 잠시라도 머무르면 바로 달려와 소개해 주는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은 물론
독자가 흥미를 느낄 셀링 포인트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또 일정 금액 이상 책 구매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계산대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쳐주었는데요.
박수 소리가 점점 퍼져나가 마침내는
부스에 있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디테일한 경험들이 모여
이 브랜드를 더 좋은 인상으로 남기는 것 아닐까요?
[08 클레이하우스: 잘 잡은 컨셉 하나, 열 부스 안부럽다]
이제 지쳐서 집에 가려던 찰나 제 눈을 사로잡은 전단지가 있었습니다.
'입주자 구함' '(매매) 2만원 이내'
도서전에서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홀린 듯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동네를 만들어 버리는
유쾌한 기획이 돋보이는 부스였습니다.
게다가 직원들을 아예 공인중개사로 만들어 버렸는데요
화려한 디자인이 없는 기본 부스임에도,
순간 진짜 부동산에 들어왔다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부스에 들어서니 직원 한 분이 제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셨는데
살펴보니 무려 '도서매매계약서'였습니다.
실제 집 계약서를 받았다고 착각할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 있었는데요
진열된 책 사이사이를 누비다 원하는 매물(책)이 있다면
직접 계약 도장까지 찍어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책도 구매하지도 않았고 처음 보는 출판사였음에도,
확실한 컨셉 하나로 집으로 향하던 제 발길을 붙잡고
출판사의 이름을 머릿속에 깊이 각인시킨 훌륭한 브랜딩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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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쯤에서 마무리하지만,
미처 소개하지 못한 매력적인 부스들이 정말 많아 아쉽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둘러보며 기획 레퍼런스만 쏙쏙 빼먹을 작정이었는데요
혼자서 2시간 반을 돌아다니면서 지루한 줄도 모르고
책을 6권이나 무겁게 안고 돌아와 버렸습니다.
직접 다녀와서 느낀 이번 도서전은 분명 개선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고,
참관객의 편의가 최우선인 행사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다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브랜드와 상품을 진심으로 대하는 기업들,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는 직원들의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브랜드에 진심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행사를 기획하는 네오다이머로서도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진심이 고객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나 역시,
매 순간 진심을 다 해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구요.
가벼운 마음으로 레퍼런스 사냥을 갔다가, 일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얻고 돌아온 도서전,
내년에는 또 어떤 기획과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길었던 도서전 방문기를 마칩니다!
**일부 사진은 사진에 찍힌 분들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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