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o마케터의 시간

홍성학

(사진 출처: 서울신문, 1960년대 한강 빨래터)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나오는 말이다. 4차 산업 혁명을 운운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인터넷의 기여와 영향을 평가절하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경제학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세탁기의 등장이 인류사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그러나 그 맥락은 이러하다.

과거 여성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사노동으로 보냈다. 식구들의 끼니를 챙기는 것은 물론, 집안 청소와 빨래, 아이들의 양육에 이르기까지 새벽부터 밤까지 가사노동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들고, 의외로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것이 바로 빨래였다.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까지 마을마다 빨래터가 있었고, 왠만한 시냇가나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네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빨래는 노동집약적일 뿐 아니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나 겨울철의 빨래란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빨래를 안하거나 소홀히 할 수도 없다. 일차적으로는 가족의 위생과도 직결되고, 식구들의 사회생활에도 치명적인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깨끗한 옷을 입는 사람은 좋지만, 빨래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잘 해봐야 본전인 것이 빨래인 것이다.

세탁기의 등장은 이러한 여성의 시간 사용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버튼만 누르면 빨래를 해주는 기계라니! 많은 시간과 노동을 요구했던 빨래로부터 해방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빨래를 해야 했던 시간들을, 보다 의미 있는 시간에 쓸 수 있었다. 아이들의 양육에, 가족들의 영양에, 가정의 행복에,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에. 이러한 변화는 한 가정에만 국한되었던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연쇄효과가 사회와 국가, 전인류로 퍼져나갔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그 결과는 지금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 이상으로 인류사에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한스 로슬링 교수의 “The magic washing machine”라는 TED 강연을 참조하시는 것도 좋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대단히 재미있다.

마케터의 시간과 세탁기가 무슨 관련이란 말인가? 질문 하나 하겠다. 마케팅은 머리를 쓰는 일인가? 몸을 쓰는 일인가? 뜬금 없는가? 마케팅에서 아이디어는 뭐고, 기획은 뭐란 말인가, Creative까지 언급한다면 마케팅은 당연히 머리를 쓰는 일이지 않는가! 그러나 오랜 시간 마케팅에 몸 담아 오면서 나는, 마케팅은 몸을 쓰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아이디어가 실행되기까지는 물리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 장난 아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는 분이 있다면, 생각해 보시라 아마도 상당수의 일들을 대행사의 누군가가 죽어라하고 하고 있을 것이다. 2페이지 브로셔를 만드는 일이, 랜딩페이지 하나 만드는 일이 장난 같은가? 해 본 사람은 안다. 그럼에도 마케터들은, 고객을 모른다고, 데이터 분석은 하고는 있냐고, 시장 조사 자료 내놓으라고 닥달을 당하기 일수다. 어머니께 왜 빨래만 하고 계시냐고 불만을 터뜨릴 것인가?

기업이 마케팅 기술(Marketing Technology)과 마케팅 자동화(Marketing Automation)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있다. 그중 마케터의 관점에서 크게 두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할 수가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개인화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마케팅을 개인화하여 실행할 수 있게된 것은  마케팅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둘째는 마케터의 시간이 달라진다. 마케팅 실행과 운영에 드는 상당 시간을 자동화하게 됨으로써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된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고객을 이해하는 일에, 데이터를 분석하여 통찰을 얻는 일에, 보다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일에. 

만약 우리 마케팅은 뭐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는 Boss가 계시다면 확인해 보시라. 아마도 마케터들은 열심히 빨래를 하는 중일 것이다. 이제는 마케팅에 세탁기 하나 놔드려야 하는 때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마케팅 역량에 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마케팅의 변화는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하기도 한다. 마케터의 시간은 중요한 자산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마케터 리소스에 인색하기 때문에 충분하지도 않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중요하다. 그것은 마케터 한 개인의 문제만도 아니고 기업 차원에서 고민해 보아야할 문제인 것이고, 마케팅 자동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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